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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어디에 쓰이는가

이론은 됐고, 실제로 누가, 어디서, 왜 쓰고 있는지. 송금, 결제, 저축 — 세 가지 이야기.

SERIES 01 · EP.03
스테이블코인은 어디에 쓰이는가
송금, 결제, 저축 — 세 가지 이야기

쓰이지 않는 기술은 기술이 아니다

블록체인 업계에는 멋진 기술이 많다. 백서도 화려하고, 발표도 근사하다.

문제는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로 누군가의 삶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스테이블코인은 다르다. 실제로 쓰이고 있다. 매일, 전 세계에서, 꽤 큰 규모로.


1. 송금 — 은행보다 빠르고, 싸다

필리핀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가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200달러를 보내려 한다.

은행 송금을 이용하면 수수료가 10~15달러, 도착까지 2~3일 걸린다. 200달러를 보내는데 10달러를 내야 한다. 5%다.

같은 돈을 USDC로 보내면? 수수료 0.01달러 이하. 도착까지 2분. 24시간, 365일.

$200 해외 송금 비교 · Sending $200 Abroad
은행 송금 · Bank Wire
수수료 · Fee
$10 ~ 15
소요 시간 · Time
2 ~ 3일
이용 가능 · Availability
영업시간 · Business hours
스테이블코인 · Stablecoin
수수료 · Fee
< $0.01
소요 시간 · Time
~ 2분
이용 가능 · Availability
24/7/365
세계은행 글로벌 평균 송금 수수료: 6.2%

이건 이론이 아니다. 2025년 기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국제 송금 규모는 연간 수조 달러에 이른다.

차이가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매달 200달러를 보내는 사람에게 12달러와 0.2달러의 차이는 1년이면 141달러다. 그 돈이면 아이들 교과서를 살 수 있다.


2. 결제 — 아직 초기, 하지만 방향은 보인다

솔직히 말하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다. 비자카드를 꺼내는 것만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조각들은 모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이미 일부 상점이 USDT 결제를 받는다. 두바이에서는 부동산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살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온라인 쇼핑몰은 USDC 결제를 지원한다.

문제는 인프라다. 가맹점이 스테이블코인을 받으려면, 그걸 자국 통화로 바꿔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명동의 사장님이 USDC를 받아서 뭘 하겠는가. 원화로 바꿔서 도매상에 돈을 줘야지.

이 간극을 메우는 것. 그것이 결제 인프라의 역할이다.


3. 저축 — 달러 통장이 없는 나라에서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100%를 넘은 적이 있다.

올해 100만 페소가 있으면 내년에는 50만 페소의 가치밖에 안 된다. 돈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다.

이런 나라에서 사람들은 달러를 원한다. 하지만 물리적 달러를 구하기 어렵다. 은행에서 달러 계좌를 열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외환 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USDC는 이 문제의 우회로가 된다. 스마트폰 하나면 디지털 달러를 보유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된다.


조용한 혁명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은 조용하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급등해서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 가격이 안 변하니까 당연하다.

하지만 거래량은 비트코인을 넘어선 지 오래다.

연간 거래량 비교 · Annual Transaction Volume (2025)
Stablecoins ~$10T+
Visa ~$12.3T
Mastercard ~$8.0T
출처: Visa Annual Report, Mastercard, DeFiLlama

2025년,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거래량은 약 10조 달러를 넘었다. 비자카드의 연간 처리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용하지만, 거대하다.


그래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송금은 이미 실용 단계에 들어섰다. 저축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증명되고 있다. 결제는 아직 초기이지만, 인프라가 갖춰지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왜? 송금은 가끔 하지만, 결제는 매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일어나는 행위에 스테이블코인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그것이 다음 단계다.